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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달콤한 디저트 여행

느리면 어때! 발효로 풍미와 건강을 모두 사로잡은 치아바타 Ciabatta

느리면 어때! 발효로 풍미와 건강을 모두 사로잡은 치아바타 Ciabatta

by 운영자 2016.12.30

다이어트 혹은 건강관리의 이유로 천연·발효 음식만 찾는 이들에게 ‘빵’은 그야말로 적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빵은 탄수화물, 염분, 당분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최근 한국에서 대세로 떠오른 디저트는 건강한 빵으로 알려진 ‘치아바타(Ciabatta)’다.
임수희 기자 leemsuhee@gmail.com

프랑스 바게트의 무서운 ‘대항마’

투박한 모양부터 예사롭지 않다. 마치 현관문에 턱 하니 놓여있는 넓적한 슬리퍼처럼 생긴 치아바타는 직사각형 모양의 가운데가 움푹 파져있는 형태를 띤다. 실제로 치아바타라는 뜻은 이탈리아어로 ‘오래된 신발’ 혹은 ‘슬리퍼’를 나타낸다고 한다.

치아바타의 역사는 여느 베이커리 종류보다 짧은 편이다. 1980년대 이탈리아에서는 샌드위치 제조를 위해 프랑스의 바게트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이탈리아의 제빵업자들은 자국의 특징이 담긴 최고의 이탈리아빵을 생산하고자 했다. 특히 카발라리라는 제빵업자가 나서서 통밀가루를 사용해 발효를 오래 시켜 가볍고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어 이를 ‘치아바타’라고 붙였다. 무엇보다도 인공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많은 이탈리아인들에게 사랑받았다.

천연 발효 빵에 눈을 뜨다

보통 음식이라 하면 그 지역의 특색에 맞추어 변형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치아바타는 어딜 가든 똑같은 맛을 낸다. 반죽에 필요한 재료는 통밀과 물, 맥아, 약간의 소금 정도로 매우 간단하기 때문이다.
반죽의 발효 기간이 길면 길어질수록 치아바타의 풍미가 더욱 깊어진다. 또한 빵에 칼을 대는 순간부터 마르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손으로 조금씩 뜯어먹어야 부드러운 치아바타를 오랫동안 느낄 수 있다.

치아바타는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부드러운 식감에 그 자체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또 반죽에 호두나 건포도 등 견과류가 들어있다면 더욱 다른 소스와 곁들일 필요는 없다. 치아바타 특유의 심심한 맛을 즐기길 권한다.

만일 다른 재료와 함께 먹고 싶다면 샌드위치를 만들어보자. 햄이나 치즈 등 간단하게 넣지만 치아바타의 풍미를 사라지지 않도록 한다. 치아바타를 활용한 대표적 음식으로 파니니가 있다. 파니니는 치아바타를 그릴에 구워 특유의 모양을 낸 후 햄과 채소를 가볍게 넣은 샌드위치다.

고소한 통밀의 향기가 코끝으로 전해지는 치아바타는 평소 아침 챙겨 먹기 바쁜 현대인들에게 식사대용으로, 우리 아이들에게는 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건강 간식으로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