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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 달콤한 디저트 여행

카카오 열매와 설탕의 기막힌 조화, 초콜렛

카카오 열매와 설탕의 기막힌 조화, 초콜렛

by 임수희 기자 leemsuhee@gmail.com 2016.06.03

기막힌 조화, 초콜렛
멕시코, 아메리카에서 얻는 ‘신이 내린 선물’

대중에 알려졌듯 초콜릿의 원료는 카카오 열매다. 그러므로 처음 초콜릿이 만들어진 곳은 카카오 열매를 생산하는 멕시코 및 아메리카 지역. 이곳에서는 지금으로부터 수천 년 전, 멕시코 연안에 살고 있던 마야인들이 카카오 원두를 갈고 빻아서 물에 탄 형태로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도 기력이 조금 떨어진다 싶을 때 초콜릿을 먹는 것처럼, 당시에도 마야인과 아스텍인은 씁쓸한 카카오가 섞인 물을 섭취하면 원기를 북돋우고 영양을 보충해준다고 여겼다.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별명도 있을 정도로 카카오 물은 놀라운 영향력을 보였다.

카카오 열매는 아스테카 문명뿐 아니라 중앙아메리카 전체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화폐로 통용됐다. 화폐 역할을 했던 카카오 열매를 갈아서 물에 타 마셨다고 하니, 지금으로 치면 물에 금가루를 타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 당시 화폐 가치는 토끼 한 마리를 살 때 카카오 콩 10개면 됐을 정도였다. 점점 카카오 열매의 가치가 높아져 지배층의 사치품 혹은 의식용으로 소비됐다.

‘쓴’에서 ‘단’으로, 설탕을 더한 맛의 변화

본격적으로 초콜릿 형태를 띤 건 아메리카 대륙이 아닌 ‘유럽 대륙’에서였다. 아메리카 대륙을 점령한 스페인 군대에 의해 카카오는 유럽으로 전파됐다. 사실 처음 유럽에 전해졌을 때만 해도 기름이 둥둥 뜨고 쓴맛밖에 나지 않던 카카오는 혐오의 대상이었다. 맛도 없는 데다가 보기에도 썩 좋아 보이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이 카카오에 설탕을 넣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설탕으로 인해 쓴맛이 사라지고 단맛이 극대화된 것이다. 설탕을 넣어 단맛을 낸 따뜻한 초콜릿 음료는 스페인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또한 제조 방법이 진화하면서 액체로 먹던 초콜릿 음료를 버터 분말·우유와 섞어 반죽으로 빚어낸 고체 형태로도 접하게 됐다.

알고 먹으면 더욱 맛있는 초콜릿

초콜릿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좋은 초콜릿은 무엇인지 알고 먹으면 더욱 맛있다. 우선 잘 만들어진 초콜릿의 겉면은 얼룩 없이 매끈하고 윤기가 난다. 만약 겉면에 하얗게 분이 일어난다면 보관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다. 손으로 만졌을 때는 끈적임이 없어야 한다.

초콜릿을 쪼개보자. ‘딱’하고 맑은소리가 나며 부스러기가 적다면 그것 또한 좋은 초콜릿이다. 보통은 카카오 특유의 향이 나며 밀크 초콜릿은 우유 향이 더욱 많이 나고, 화이트초콜릿은 바닐라 향이 강하다.
쪼갠 초콜릿 한 조각을 혀 위에 올려놓고 조금씩 음미해본다. 좋은 초콜릿은 입속에서 바로 녹을 정도로 부드럽다. 다크초콜릿은 카카오의 씁쓸함을, 밀크초콜릿은 우유의 달콤함을 더한다.

임수희 기자 leemsuh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