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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달콤한 디저트 여행

승리를 맛본 자의 아침 식사 크루아상

승리를 맛본 자의 아침 식사 크루아상

by 운영자 2016.03.18

겉모양을 가리켜 무엇인지 물어보면 ‘아, 그거?’하고 딱 아는데, 이름을 말하며 아는지 물으면 한참을 생각하다 대답한다. 크루아상 이야기다. 이 빵은 얇은 반죽을 돌돌 말아 감으면 통통한 초승달 모양이 되는 디저트다. 겉은 바삭하고 잘 부서지지만 속은 촉촉한 크루아상에 빠져보자.

임수희 기자 leemsuhee@gmail.com

전쟁 끝에 탄생한 초승달 모양의 빵

크루아상(croissant)은 프랑스어로 ‘초승달’을 의미한다. 그럼 왠지 바게트의 천국 프랑스에서 온 것이라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은 생소한 나라인 오스트리아에서, 그것도 전쟁의 마무리에 탄생한 빵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350여 년 전, 헝가리의 옛 나라인 오스만 제국은 오스트리아를 몰래 침략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오스트리아 제빵 기술자였던 페터라는 사람이 밀가루를 가지러 창고에 갔다가, 오스만 군인들이 계획을 얘기하는 걸 우연히 엿듣게 된다. 페터는 이 사실을 자국인 오스트리아 군대에 알렸고, 오스트리아는 미리 선수를 쳐 오스만 제국을 물리친 후 이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

오스트리아 왕가는 감사의 의미로 페터에게 가문의 상징 모양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페터는 군대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당시 오스만 제국 국기에 있던 초승달 모양을 따와 빵을 만들어 군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고. 초승달이 이슬람의 상징이었던 만큼 승리를 자축하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후 오스트리아 왕가의 공주가 프랑스 루이 16세와 결혼하면서 전파됐고, 상업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유럽 아침 식사를 점령하다

유럽의 호스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식 중 하나가 크루아상이다. 밀가루 반죽에 버터를 듬뿍 넣어 지방분이 많으면서도 짭짤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크루아상은 유럽인들 사이에서 아침 식사용으로 식빵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크루아상은 구운 즉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버터를 듬뿍 넣은 반죽이 얇게 여러 겹으로 겹쳐지는데, 일반적으로 약 80개의 층이 나 있다고 한다. 결대로 찢어서 먹으면 풍미가 느껴지고 이에 잼 등을 곁들이거나 반을 갈라 햄, 치즈로 속을 채워 샌드위치로 먹기도 한다.

크루아상의 품질을 좌우하는 요소는 밀가루와 버터의 품질, 반죽법, 발효 시간, 오븐 온도와 굽는 시간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버터 대신 마가린이나 카놀라유로 대체하는데, 맛과 향만큼은 양질의 버터를 듬뿍 넣은 크루아상을 따라가지 못한다. 춘천에서 제대로 된 크루아상을 맛보고 싶다면 거두리 디저트39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사진협조 디저트39 춘천거두점(262-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