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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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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맥주’ 관련 법 개정 추진

‘맛있는 맥주’ 관련 법 개정 추진

by 운영자 2015.11.20

다양하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날이 올까?


수입 맥주의 국내시장 공습


한 TV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한 유행어 ‘양 꼬치엔 칭따오’. 억양이나 말투 등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도 컸지만, ‘칭따오’ 맥주가 익숙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는 우리 먹거리 중 수입 맥주의 비중이 커져 대중화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가능성을 읽은 주류 수입사들은 대대적인 공세를 폈다. ‘산토리 프리미엄 몰트’는 소비자에게 산토리 특유의 맛과 향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고 선호도를 높였다.

또한, “한국의 젊은 맥주 소비자를 홀렸다”는 평을 받는 프랑스의 밀 맥주 ‘크로넨버그 1664 블랑’은 이미 익숙한 미국과 독일 맥주와 달리 젊고 트랜디한 소비자층에 매력적으로 어필하며 시장을 넓혔다.

국내 업계의 항변과 반격


이들 수입 맥주는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고, 국내 맥주 시장에서 수입 맥주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올해 40%대까지 커졌다. 국내 주류 업계는 수입 맥주의 시장 잠식이 위험하다고 우려를 나타냈지만, 소비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비교적 우호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수입 맥주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어서 소비자들의 즐거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됐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수입 맥주와 관련 “기준 가격을 제시해 수입 맥주의 할인판매를 제한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산 주류는 거래금액의 5%를 초과하는 경품 제공, 도매가격 이하로의 할인 판매가 원천 금지돼 있지만, 수입 맥주는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어 공정거래에 위반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수입 맥주는 수입신고 가격 외에 도매가격을 알 수 없어 가격할인을 규제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법안 가능할까?


기재부의 발표에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국산 맥주가 얼마나 맛이 없으면 수입 맥주의 비중이 이렇게 커졌겠느냐”,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기존 국내 맥주 회사들은 반성하고 더 나은 맥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먼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수입 맥주 관계자는 “국내 맥주에 제한이 있으므로 수입 맥주도 제한한다는 것은 오히려 불필요한 규제를 늘리는 처사”라며, “국내 맥주에 걸린 제한을 풀면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이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라”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가 공정한 거래를 위해 수입 맥주 할인판매를 제한하겠다는 것은 지나치다”며, “국민은 단지 국산 맥주가 맛이 없어 수입 맥주를 선택하는 것 이라고 밝혔다. 또 “할인행사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수입 맥주를 규제하는 것은 많은 국민의 소소한 낙을 빼앗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연 의원 진은 수입 맥주를 비롯한 중소기업 맥주와 하우스 맥주 등 국민이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정기국회 조세위에서 반드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규제를 위한 규제를 지양하고, 다양하고 맛있는 맥주를 저렴하게 즐길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