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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알아두면 좋은 음식 상식

너 그거 아니? 사찰음식의 모든 것

너 그거 아니? 사찰음식의 모든 것

by 운영자 2015.07.22

알아두면 좋은 음식상식

온 백성을 어루만지는 어머니의 음식
곧 백중날이 다가온다. 불가에서 이야기하는 백중날은 현세에 인연을 맺었던 조상은 물론, 연이 있건 없건 구천을 떠도는 모든 영가의 극락왕생을 위해 제를 올리고 기도하는 날이다. 유교를 숭상했던 조선 시대에도 백중날만큼은 양반과 서민 층 모두 절을 찾아 백중날에 동참했다. 절을 찾는 일은 어느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최근 절을 찾는 젊은이와 외국인이 크게 늘고 있다. 성찰과 반성, 절제를 바탕으로 수련을 쌓는 템플스테이가 바로 그것. 사찰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 중 가장 좋았던 것을 꼽으라면 단연 사찰음식을 꼽는다. 흔히 육식을 금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한다고만 알려진 사찰음식에 대해 알아보고 그 의미를 생각해 본다.

사찰음식이란?

사찰음식은 불교의 수행이 이뤄지는 절에서 먹는 모든 음식을 말한다. 흔히 ‘절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음식재료를 재배하고 요리하는 모든 과정을 수행의 연장선상으로 여긴다.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듯 절을 찾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나눠먹는다.

미디어 등을 통해 사찰음식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찰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음식들이 음식점과 대중매체를 통해 널리 퍼져 나가고 있다. 사찰음식에 일반 대중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됐고, 사찰음식에 대해 배우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사찰음식의 특징

사찰음식에서는 매운 향이 나는 다섯 가지 채소(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를 사용하지 않는다. 음식에 맛을 더해주는 향신료의 특성상 맛에 대한 욕심과 집착이 늘어나 수행에 방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천연조미료가 발달했다. 영양상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음식에 풍미를 더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겨울철 음식재료를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산 속에 고립되기 쉬운 사찰에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음식이 발달했다. 또한, 발효 방식을 통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었는데, 저장이 쉬우면서도 각종 질병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자연친화적인 제철 음식재료와 ‘발우공양’은 지구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식생활방법이다.

발우공양(鉢盂供養)

사찰에서는 발우라고 부르는 나무 그릇으로 식사를 한다. 약 2,500년 전 석가모니의 수행에서 전해진 것으로 감사와 정진의 의미를 담고 있다. 맛있는 것을 찾고 배불리 먹기보다 수행할 수 있는 신체를 유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발우(나무그릇)는 네 개 혹은 다섯 개가 짝을 이루며, 크기가 조금씩 달라 모두 포개놓으면 그대로 하나가 된다. 다섯 개로 이뤄진 5합 발우의 경우 제일 작은 ‘시식발우’는 지옥아귀, 아수라에게 공양하기 위한 발우지만, 잘 사용하지는 않는다.

흔히 발우공양의 정신은 평등과 청결, 청빈 그리고 공동체 의식과 복덕을 기린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는 다음과 같은 3소식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첫째는 소식(笑食)이다. 항상 모든 음식을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다. 음식재료의 재배부터 조리까지 음식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에 담긴 수고와 노력에 고마운 마음을 갖는 것이다.

둘째는 소식(小食)이다. 지나친 양의 음식을 섭취하면 몸이 무리해 건강을 해치게 된다. 내 몸의 건강을 유지할 만큼의 적정량만 섭취해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고, 환경오염을 막는다.

마지막으로 소식(蔬食)이 있다. 가급적 육식을 삼가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구성한다. 불가에서는 살생을 통한 육식을 금하고 있는데, 생명에 대한 존중과 함께 채식은 우리 몸에 부족한 식이섬유를 공급하고 불필요한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는다.

이렇듯 종교를 떠나 온 백성을 어루만지며 수행을 이끌었던 불가의 정신은 좋은 음식을 준비해 가족이 건강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다.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