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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 세계의 맥주

스물다섯 번째 - 와인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스물다섯 번째 - 와인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by 운영자 2015.03.27

와인 이야기 스물다섯 번째-와인에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와인과 관련한 흥미 있는 이야기들(1)

손녀의 이름을 와인의 이름으로
소설가 헤밍웨이와 샤토 마고(Chateau Margaux)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 우리나라 사람들의 귀에도 익숙한 베스트셀러 소설을 써 노벨문학상을 받고, 종군기자로 활약하며 퓰리처상을 받으며 전 세계인의 기억 속에 깊게 남아 있는 미국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가 와인을 무척 사랑했다는 사실은 널리 익히 알려졌다.

고난과 역경은 훌륭한 사람, 와인을 만든다.
헤밍웨이는 와인을 즐겨 마셨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끼고 사랑한 와인은 보르도 5대 샤토 중의 하나인 ‘샤토 마고(Chateau Margaux)’다.

샤토 마고는 시간의 흐름 속에 여러 번 주인이 바뀌기도 하는 풍파를 겪었지만, 훌륭한 자연환경과 와인을 사랑하는 장인의 내공이 탄탄히 자리해 결국 세계 최상위의 지위를 굳건히 다진 와인이다.

갖은 풍파를 겪은 샤토 마고의 시간처럼, 헤밍웨이의 삶도 평탄하지는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 이탈리아 전방 부대에 입대, 제1차 세계대전 중에 구급차 운전병으로 복무하다가 심한 총상을 입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때 입은 다리 부상으로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어 1921년 이후 해외 특파원으로 활약하게 된다. 종군기자로 유럽 각지에서 전쟁 소식을 전했으며, 2차 대전 중에는 노르망디 상륙 작전과 파리 해방 전투에 참여했다. 세계 1, 2차 대전을 군인으로, 저널리스트로 활약한 헤밍웨이는 세계사에서 가장 험난했던 시기를 경험한 증인이었다.
그때의 경험이 헤밍웨이의 작품 속으로 녹아들어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노인과 바다’ 등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탄생했다.

헤밍웨이의 인생처럼 샤토 마고의 역사는 고난의 시간이었다. 가장 유명하고 전통적인 와인이었던 샤토 마고는 자본의 힘을 등에 업은 다른 보르도의 와인들에 밀려 어려운 시기를 보낸다. 샤토 마고를 눈여겨본 멘첼로포우로스는 힘들게 일하며 거대한 와인셀러를 포함한 와인 생산의 개선사항을 유산으로 남기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의 유산은 샤토 마고를 다시 정상을 올려 놓았다.

역경을 이겨낸 훌륭한 명품 와인 샤토 마고는 난세를 경험하고 만들어낸 헤밍웨이의 훌륭한 소설처럼 내공이 가득 담겨 있다.

손녀의 이름을 와인으로 짓다.

샤토 마고는 굉장히 여성스러운 와인으로 유명하다. 충분히 숙성된 샤토 마고는 화려한 향이 놀라울 정도로 복잡하고 매력적인 와인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기품 있고 로맨틱한 맛은 5대 샤토 중 가장 여성적이라고 평가받으며 화려한 향, 매끄러운 감촉과 명확한 보디감 그리고 섬세함까지 갖춰 마시는 이로 하여금 행복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런 샤토 마고의 매력 때문일까. 헤밍웨이는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샤토 마고를 굉장히 즐겨 마셨다. 헤밍웨이는 프랑스 여행 중에도 마고 성에 머물며 매일같이 이 와인에 취했었다고 전해진다. 심지어 손녀의 이름을 ‘마고 헤밍웨이’라고 지을 정도로 샤토 마고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난세의 경험을 담아 훌륭한 글을 쓴 작가의 삶과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발판으로 내공을 쌓은 와인 샤토 마고의 시간이 닮은 듯 보여 무척 흥미롭다.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