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음식나무

음식나무

익숙하기에 더욱 두려워해야 한다

익숙하기에 더욱 두려워해야 한다

by 운영자 2018.08.16



얼마 전 또 안타까운 차량 질식사고 뉴스를 접했다. 이 뉴스를 보는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할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벌써 몇 번째냐고….

1978년 9월 25일 128명의 승객과 7명의 승무원들이 탑승한 미국의 퍼시픽 사우스웨스트 항공 182호와 2명의 조종사가 타고 있던 경비행기가 공중에서 충돌하여 전원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차량 질식사고와 무관할 것 같은 미국의 생소한 이 사고를 갑자기 언급하는 이유는 사고의 확률이 너무나 쉽게 내 주위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끔찍한 사고의 원인은 어처구니없게도 모두 베테랑 조종사와 기관사 그리고 베테랑 관제탑 근무자의 익숙함에서 시작된다. 관제탑에서 착륙 허가 전 182호기 주변에 경비행기가 비행하고 있다는 주의를 주었으나 당시 조종사는 착륙을 준비하기 위해 고도를 상당히 낮춘 상태라 경비행기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침 지상의 주택 지붕색과 경비행기의 색이 동일한 노란색으로 구분이 잘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익숙한 풍경과 항상 운행하던 경로이기에 기장, 부기장은 자연스레 경비행기가 지나갔을 것으로 추측하고 관제탑에 착륙 허가를 요청했다. 관제탑 근무자 역시 기장, 부기장의 추측성 보고에 별다른 의심 없이 착륙을 지시하고 만다. 충돌 19초 전 여객기의 기관사 역시 충돌 경보음을 들었으나 기체시스템 오류로 추측하고 조종사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만약 이 세 부류의 근무자 중 한 사람만이라도 본인의 경험치에 대한 익숙함을 의심했었더라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되짚어 생각해보면 우리는 익숙해지기 위해 많은 시간 부단히도 노력해왔다. 미숙한 시기에 우리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미숙한 사람의 실수는 익숙한 사람들의 도움으로 충분히 보완하고 개선될 수 있지만 익숙한 사람의 실수는 그 이상의 참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익숙함에 대한 부주의는 때때로 우리에게 이처럼 모진 고통을 안겨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익숙함으로 더 이상 죄 없는 우리의 어린아이들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는 익숙하기에 더욱 두려워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