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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시골쥐의 서울음식

차 보고 차 타고 차 마시고

차 보고 차 타고 차 마시고

by 운영자 2017.09.22

기자가 몰고 있는 차에는 궁서체로 쓰인 ‘초보운전’이 너덜너덜하게 붙어있다. 운전을 시작한 지 꽤 많은 날들이 지났지만, 그럼에도 쉽사리 떼지 못하는 이유는 운전에 대한 두려움이다. 운전이 즐거울 때도 있지만, 가끔 도로 위에서 소스라치게 놀랄 때면 다시 ‘초보’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처럼 만년 초보운전자이지만 요즘은 차에 대한 궁금증도 많고,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운전을 시작할 때만 해도 차에 대한 관심은 크게 없었지만, 운전하는 날들이 하루하루 쌓일수록 도로 위의 풍경에 눈이 가게 되는 것.

요즘은 자동차 브랜드마다 체험 공간을 잘 꾸려놔 가족들의 나들이 코스가 되기도 한다. 이번에 간 곳도 남자아이들이 차에 앉아 해박한 지식을 재잘거리면, 옆에 탄 엄마가 열심히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트랙처럼 꾸며놓은 길 위에는 여러 모델의 차가 있어 돌아다니며 한 번씩 타보는 재미가 있다. 와이드스크린으로 꾸며놓은 체험공간도 있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뮤직 라운지도 있다. 그 가운데에는 카페가 자리한다. 카페 한쪽에는 신진 아티스트를 소개하면서 예술 활동을 지원한다는 소개와 함께 이런저런 물품이 놓여있다.
미국에 본점을 두었다는 유명 브랜드의 티 전문 카페는 여러 종류의 차를 고를 수 있고 디저트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케이크를 보자마자 고민에 빠진다. 녹차 티라미수, 벙갈로우 블루베리 치즈케이크, 초코 퍼지 케이크, 라즈베리 치즈케이크 등 모양마다 정성을 들여 맛에 궁금증이 생긴다. 가장 모양이 예뻤던 벙갈로우 블루베리 치즈케이크와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 허브 잎이 앙증맞게 꽂혀있는 케이크에는 블루베리가 치즈와 조화를 이뤘다. 찐득한 치즈케이크는 조금만 먹어도 충분할 정도로 제맛을 내고 있었다. 다양한 자동차에 둘러싸여서 케이크와 차 한 잔을 하고 있다니, 재미있고도 흔치않은 경험이었다.

패스트푸드, 카페 등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이용이 활성화된 요즘이다. 차 안에서 취하는 잠깐의 휴식은 안락하다. 차 옆에서 마시는 차 한 잔 역시 이색적이면서도 달콤했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