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 여름 42년 만에 찾아온 무척 길고 심한 가뭄으로 많은 농가가 힘들었다. 작황이 좋지 않아 농민들의 한숨이 깊었으며, 채소며 과일 등도 값이 뛰어 소비자도 텅 빈 지갑을 보며 울상을 지을 수밖에. 그럼에도 일조량은 많아 과일 맛이 무척 좋아졌다. 추석을 정점으로 맛과 향이 뛰어난 우리 국내산 과일이 큰 인기였으며, 대형 할인점과 과일 소매상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나 좋은 맛과 향을 지닌 올해 과일을 오래도록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과일청을 들 수 있다. 청은 과일이나 채소 따위를 꿀이나 설탕에 재워 바로 떠먹거나 차(茶) 또는 요리로 활용하는 음식을 말한다. 여러 연구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과일을 청으로 만들면 다양한 효소와 미생물을 통해 발효 성분이 만들어지며, 이는 우리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

매실은 소화불량에 좋고 딸기청은 면역력 강화 성장에 필요한 엽산, 암세포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으며 키위는 혈압이 높은 분들이나 아이들, 임산부에게도 매우 좋다. 가을철 사과와 배첩의 효능과 만드는 방법을 알아본다.

사과청

가을철 시장에 나오는 대표적인 과일인 사과는 감기예방에 무척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침과 가래에도 좋아 이미 감기를 앓고 있는 환자라면 따뜻하게 한잔 우려서 마시면 좋고 피로회복에도 좋다. 입을 헹구거나 틈틈이 물대신 마시면 감기를 떨어뜨리고 몸을 개운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와 다이어트에도 좋다.

우선 깨끗한 유리병을 준비한다. 먼저 설탕과 물을 1:1의 비율로 끓여 시럽으로 만든다. 깨끗하게 씻은 사과는 씨를 빼고 얇게 썰어 유리병에 빼곡하게 담아준다. 물과 함께 끓인 설탕 시럽을 부어주면 끝. 필요할 때마다 두세 스푼씩 떠 따뜻한 물에 풀어 마시면 된다.

배청

가을에 가장 맛있는 과일 중 하나인 배는 수분이 많아 작은 생채기에도 쉽게 물러져 맛이 변한다. 그냥 먹기에도 요리에 사용하기에도 좋은 배는 청으로 만들어두면 오래 보관해 먹을 수 있다. 배청은 감기에 걸렸을 때 고열과 목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특효가 있다. 또한, 풍부한 수분과 아스파라긴산으로 숙취해소 및 갈증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평소 술을 즐기는 사람에게 특히 좋다.

피부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에게도 좋다. 배를 꾸준히 섭취하면 피부 깊숙이 수분을 공급할 수 있으며 체내의 순환기능을 활발하게 만들어 피부트러블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배청을 만들 때 우선 배를 깨끗이 씻어 씨를 빼고 얇게 썬다. 준비한 설탕 일부를 제외하고 전부 배와 섞어 병에 담은 뒤, 병의 윗부분에 남겨둔 설탕을 모두 부어준다. 일주일에 서너 번 저어주는데, 산소가 들어가 숙성이 잘되도록 돕는 과정이다. 약 100일 후 건더기를 건져내고 냉장보관한다. 물에 타서 차로 마셔도 좋고, 고기를 재울 때 조금 넣어주면 요리의 맛이 좋아진다.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