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생산하는 맥주

트라피스트 맥주는 트라피스트 양조장에서 만들어진다. 벨기에(6곳)와 네덜란드(2곳), 오스트리아와 미국(각 1곳)에서 생산하며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정통 트라피스트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트라피스트는 프랑스 라 트라페의 시토회(Cistercian)에서 시작됐다. 수도사들의 방종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트라피스트 규율’은 당시 수도원에서 만들던 맥주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수도원들은 자급적인 목적으로 맥주를 제조해 지역 공동체에 공급했다. 최근까지도 트라피스트 양조장들은 그들의 업무나 자선의 성격으로 맥주를 만든다.

역사적으로 많은 트라피스트 수도원과 양조장이 프랑스 혁명과 세계대전으로 파괴됐고, 현재 세계적으로 맥주를 양조하는 트라피스트 수도원은 손에 꼽을 정도로 크게 줄었다.

트라피스트 협회의 창립

20세기 트라피스트 맥주가 널리 알려지면서 몇몇 맥주 양조장은 생산하는 맥주에 ‘트라피스트’라고 이름을 붙이지 않게 됐지만, 국제 트라피스트 협회가 설립되고 난 뒤 다시 활력을 찾았다.

협회는 비 트라피스트 회사들이 트라피스트의 이름을 남용하는 것을 막았으며, 1997년 트라피스트 수도원은 벨기에 6곳(orval, chimay, westvleteren, rochefort, westmalle, achel)과 네덜란드 2곳(koningsh, oeven) 등 협회에서 인정하는 곳으로 제한하고, 규범을 준수하게 된다.

트라피스트 맥주

트라피스트 맥주는 라 트라페의 복맥주를 포함해 모두 오랜 발효를 통해 만들어지고, 주로 병에 넣어 판매한다. 도수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누며(Enkel, Dubbel, Tripel), 이는 초기에 트라피스트 맥주를 만들 때 알코올 강도를 높이기 위해 재료를 두 배, 세 배 넣어 만들었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양조장은 고유의 맥주잔을 사용하는 전통이 있다. 보통 성배 모양으로 잔을 만드는데, 유리잔이 무척 무겁고 두꺼운 편이다. 이 전용잔은 거품이 잘 생겨나도록 잔 바닥에 문양을 새기기도 한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제품으로는 벨기에의 베스트말러(westmalle), 네덜란드의 준데르트(zundert) 등이 있다.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