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추억을 매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실연의 극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추억의 유물을 부둥켜안고 떠나간 사람이 행여나 다시 돌아올까
기다리고 있다면 우선 추억의 유물을 확실하게 없애버려라.
설사 떠난 사람이 다시 돌아온다 하더라도 과거의 유물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다시 돌아온다면 새로운 추억을 만들면 된다.
추억의 유물은 지금 단계에서는 쓸데없는 고물에 불과할 뿐이다.

- 이철우,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사랑의 시작에서 이별까지 연애 심리 보고서) 中

라떼 한잔과 함께 추억을 떠올리기 좋은 곳
동내면 거두리 Vignette(비네뜨)

언제부터인지 하루하루가 무척 바쁘게 지나간다. ‘시간에 나이만큼 속도가 붙어 점점 더 세월이 빨리 흘러간다’는 주변 어르신들의 말씀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무거운 일과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잠시 창밖을 보며 좋은 일로 혹은 나쁜 일로 연을 맺었던 사람들을 머릿속에 그려 본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 사람도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괜히 콧등이 시큰해지다가도 곧 흐뭇하게 미소를 짓기도 한다.

추억을 떠올릴 때 따뜻하고 향긋한 차, 커피 한잔은 무척 잘 어울린다. 포근하고 아늑해 조용한 분위기를 내어 지나간 시간과 사람을 생각하기 좋은 장소. 거두리에 자리한 커피전문점 Vignette(이하 비네뜨)를 추천한다.

비네뜨가 가진 다양한 매력

비네뜨는 로데오 쇼핑상가 근처에 자리했다가 최근 자리를 옮겼다. 이전하고 비교적 자리가 넓어져 이용하기 더욱 편해졌다. 야외로 나온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테라스가 없어졌다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창가에 앉아 따뜻한 해를 받으며 찻잔에서 은은하게 올라오는 커피 향을 맡으면 온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다. 전체적으로 나무의 색깔을 살린 가구와 깔끔한 실내장식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매력이 있다.

훈훈하고 친절한 바리스타가 만들어주는 커피는 흔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보다 저렴한 편이지만, 커피를 아끼지 않아 맛과 향이 훨씬 진하다. 이 커피 맛에 반해 비네뜨를 찾는 마니아층이 생겼을 정도. 귀엽고 예쁘게 그려주는 라떼 아트도 비네뜨를 찾는 또 하나의 매력. 아기자기한 그림에 미소를 머금게 된다.

훌륭한 맛과 알찬 내용물로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비네뜨 표 샌드위치도 인기 있어 끼니를 놓쳤을 때 방문하기 좋다. 샌드위치를 주문하면 아메리카노를 할인해줘 2,000원으로 마실 수 있다.

편안한 분위기와 향긋한 커피, 든든한 샌드위치까지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카페 비네뜨. 단조롭고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옛 추억을 떠올리며 마음에 휴식을 주는 것은 어떨까. 추운 겨울이 한층 따뜻해질 것이다.

위치 동내면 거두리 다이소 뒤
문의 264-1215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