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는 크게 인도·일본·태국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중 태국의 카레는 색으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구분을 넘어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카레가 있다. 태국의 대표 카레 ‘깽 마싸만’은 2011년에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 1위에 선정됐고, 이듬해인 2012년에는 10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태국어로 ‘깽 마싸만’은 말 그대로 이슬람의 카레라는 의미다. 태국 대부분의 카레가 닭고기나 새우 등 해산물을 사용하지만, 소고기를 이용하는 특징이 있으며 태국 본토 향신료 외에 아랍의 향신료가 첨가돼 중동 카레의 맛이 강하게 난다.

진한 황금빛을 띠는 마싸만 카레는 땅콩소스가 첨가돼 무척 고소하고 영양가가 높다. 특히 비타민 E가 풍부해 폐를 건강히 유지하고 폐암 발병의 위험을 낮춰준다. 카레 특유의 향과 말레이시아 스타일의 땅콩 소스가 접목돼 고소하면서도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다.

태국의 요리답게 코코넛이 기본으로 들어가며 주재료인 소고기와 함께 감자와 땅콩이 듬뿍 들어간다. 마싸만 카레의 특징은 수많은 향신료가 들어간다는 점인데, 고추, 작은 양파, 마늘, 갈랑가, 레몬그라스, 고수, 정향, 카다뮴, 타마린드, 후추, 다진 새우 등을 넣어 최소 2시간 이상 조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다양한 재료를 오랜 시간 조리해 풍부하면서도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마싸만 카레는 처음 인도에 정착한 이슬람 교인들의 요리가 기원이 됐다. 이 요리가 옛 태국 남부 지방에 아랍의 이슬람 상인들이 무역을 목적으로 거쳐 가면서 중동과 인도네시아의 향신료와 이슬람 종교가 함께 전해졌다. 이 영향으로 태국 남부에는 이슬람 교인들이 늘어나고,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하며 전해진 향신료가 태국 고유의 향신료와 만나 마싸만 카레를 탄생시켰다.

하나에 하나를 더해 둘이 아닌 열과 백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낸 태국 남부의 전통요리 ‘깽 마싸만’은 동서양의 향신료가 만나 매력적인 맛을 발산하며, 세계화의 장점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로 손꼽는다.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