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빵 냄새 위에 얹는 꽃향기-라뜰리에 김가
향긋한 빵 냄새 위에 얹는 꽃향기-라뜰리에 김가
by 운영자 2020.04.10
# 춘천의 모든카페
향긋한 빵 냄새 위에 얹는 꽃향기~
라뜰리에 김가
향긋한 빵 냄새 위에 얹는 꽃향기~
라뜰리에 김가
위치 동면 순환대로 1154-18 | 문의 252-5756 | 운영 10:00~22:00
“당 떨어진다”라는 말을 쓰는 빈도만큼, “빵 고프다”라는 말도 자주 하게 된다. 같은 탄수화물인데도 밥과 떡이 채워줄 수 없는 ‘빵’의 위치. 한동안 빵을 안 먹으면 하얀 생크림을 듬뿍 머금은 빵을 바로 떠올리고 만다. 무엇을 고를지 망설이게 하는 빵, 예쁜 케이크, 색색깔 화려해 콕 찍어보고 싶은 타르트와 각종 잼 등,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러니 ‘빵순이’라는 별명이 붙어도 할 말이 없다.
‘라뜰리에 김가’가 처음 생겼을 때 요지경을 만난 느낌이었다. 구봉산 위에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난 마법같은 빵집. 아름다운 정원이 마음에 쏙 들어 사람들이 ‘빵 공장’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자꾸 가고 싶었다. 빵집은 빵만 사러 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이곳에서 알 수 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정원은 계절의 옷을 막 갈아입은 티를 냈다.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었고, 분수대의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마음을 두드렸다.
항상 순위에서 첫 번째로 꼽히는 까망베르크림치즈먹물빵은 투박하게 생겨서 음료와 함께 즐기기에 딱이다. 오징어먹물반죽으로 만들어 새까만 화석처럼 보이지만 안에는 까망베르크림치즈의 짭조름하고 고소한 치즈가 담백한 빵과 잘 어울린다.
천사의 달걀도 빼놓기 아쉽다. 촉촉한 카스테라 빵에 생 마스카포네 치즈, 100% 동물성 크림을 듬뿍 올렸다. 빨간 딸기가 콕 박혀 천사의 링을 머리에 쓰고 있는 귀여운 모양이다. 이런 달콤한 빵에는 씁쓸한 아메리카노가 제격이지만, 다른 음료도 고민하게 된다. 음료의 가격이 빵에 비해서 부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여러 종류의 빵을 고르고 혼자 먹기엔 양이 부담되기 때문에 나눠 먹거나 포장하게 된다. 야외나 테라스에 앉아 봄을 한껏 느끼다 보면, 먹는 것에 얼마나 ‘어디서’가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 빵이 가득한 세상에서 꽃잎이 날리니 괜스레 봄 타는 마음이 토닥토닥 다독여진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