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더위, 꼬리가 긴 초밥으로 달래기 '그래도스시'
기나긴 더위, 꼬리가 긴 초밥으로 달래기 '그래도스시'
by 운영자 2018.07.27
달래기
그래도스시
더위가 덮친 날들이 끝을 보이지 않고 이어진다. 요리를 할 생각도, 뜨거운 메뉴도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입맛도 없어지고, 저녁 무엇을 먹어야 할지 사고 회로도 멈춘듯하다. 길 위의 초밥집이 보였다.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는 초밥이라면 오늘 한 끼 괜찮겠다는 생각에 홀로 문을 열었다.
시원한 매장 안에 앉아 정신을 차린 후 메뉴를 골랐다. 10피스가 들어있는 모듬스시도 좋지만, 좋아하는 스테이크초밥과 간장새우초밥을 놓칠 수 없기에 12피스의 ‘그래도스시’를 선택했다. 매장의 이름과 같은 세트다 보니 기대감도 커졌다.
이어 키위소스가 뿌려져 상큼한 샐러드와 장국이 나왔다. 깔끔한 매장의 이미지를 더했다. 든든한 우동도 나왔다. 초밥세트를 시켰을 때 함께 나온다고 했다. 예상치 않은 우동과의 만남이 기뻤다. 기다란 나무판 위에 줄을 서서 늘여진 초밥은 생각보다 눈길이 갔다. 재료가 길쭉길쭉해 꼬리가 참 길다. 긴 재료 덕분에, 회를 즐긴다는 느낌을 준다. 평소 ‘회’를 선호하지 않는 데도, 밥과 고추냉이가 등장하면 신기하게도 먹고 싶은 음식이 된다. 또 회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폭신한 일본식 계란말이나 스테이크, 유부초밥 등이 은근슬쩍 초밥의 일원이 되어있는 것도 재밌다. 어떤 재료든 초밥을 만드는 데 쓸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뒀기 때문에 더욱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지도 모른다. 스팸도 초밥의 재료로 사용하는 개방적인 태도가 단지 음식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양하게 먹고 만족한 뒤에 또 매장을 찾은 시간은 점심이었다. 초밥 7피스와 우동을 런치세트로 판매하고 있었는데, 추가금을 내고 메밀국수로 변경했다. 시원한 국물과 초밥은 여름 더위 몰이에 기세를 더하는 짝꿍이었다. 부드러운 연어와 생양파, 소스의 조합, 알싸한 무순과 홍민어의 조합 등 적절하게 만나는 재료의 만남 속에서 땀을 식히며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었다. 꼬리가 긴 초밥은 좋지만, 이번 여름의 엄청난 더위는 그만 끝이 보였으면 좋겠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문의 252-8242 | 위치 삭주로 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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