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팔 끓여 먹는 재미, 즉석떡볶이
팔팔 끓여 먹는 재미, 즉석떡볶이
by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2018.03.02
# 춘천미식
즉석떡볶이
즉석떡볶이
떡볶이라는 하나의 이름을 갖고 있어도, 포장마차에서 서서 사먹는 떡볶이, 분식집 떡볶이, 문방구 떡볶이 등 구별되는 맛을 갖고 있다. 그중 가장 다른 형태가 즉석떡볶이가 아닐까 싶다.
조리 시작부터 손님 앞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입맛을 돋군다. 감자탕처럼 사리를 넣어 먼저 먹는 재미도 있다. 2인분을 시키면서 라면 사리, 쫄면 사리를 각각 하나씩 달라고 주문한다. 그전까지만 해도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하는 줄 알고 골똘히 고민했는데, 이를 본 사장님이 반반 주문하라며 깔끔히 해결해줬다. 즉석떡볶이의 쫄면, 라면은 정말 다른 맛을 낸다. 진한 떡볶이 국물이 배어 라면을 끓여먹을 때는 나올 수 없는 라볶이의 맛도 일품이지만, 냄비바닥에 들러붙지 않게 잘 긁어내며 익힌 쫄면 사리도 놓칠 수 없다. 두 종류의 면을 즐기면, 다음은 흐물흐물해진 만두이다. 딱딱하게 굳은 튀김옷이 떡볶이 국물을 머금으면서 힘이 빠질 때를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재료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주인공 ‘떡’을 하나씩 먹을 차례다.
떡볶이의 자잘해진 국물로 볶아내는 밥도 놓칠 수 없는 하이라이트이다. 특히 치즈 볶음밥이 그렇다. 밥을 볶고 치즈가 약간 뿌려진 것과는 아예 다르다. 이쯤 되면 부드러운 치즈 죽이라고나 할까. 치즈의 고소함을 잔뜩 느낄 수 있는 밥까지 깨끗이 비우면, 이보다 배부를 수 없다. 야금야금 채운 위장의 항복이 들려온다.
불 조절을 손님이 직접 하기 때문에, 같은 소스와 재료로 함께 시작해도 테이블마다 맛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센 불에 소스를 최대한 졸이면서, 느긋하게 먹기 시작하는 것이 나만의 방법이다. 자칫 성급했다가는 밍밍한 떡볶이를 맛보게 된다.
불 조절을 손님이 직접 하기 때문에, 같은 소스와 재료로 함께 시작해도 테이블마다 맛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센 불에 소스를 최대한 졸이면서, 느긋하게 먹기 시작하는 것이 나만의 방법이다. 자칫 성급했다가는 밍밍한 떡볶이를 맛보게 된다.
대학생의 비율이 워낙 높은 이곳은 분위기가 젊다. 즉석떡볶이라는 메뉴는 학창시절을 책임지는 음식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재잘거리는 수다 속에서 음식이 익는 시간을 보내고, 서로 나눠 먹는 사이에 더 친해진다. 졸업을 하고 다시 찾아도 음식과 공간 앞에서 타임머신을 타는 것, 떡볶이가 머금은 끈끈한 추억 덕분이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아리랑떡볶이 한림대점
문의 256-8191
위치 삭주로 72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아리랑떡볶이 한림대점
문의 256-8191
위치 삭주로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