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살벌한 쭈꾸미 파티 '미가쭈꾸미'
매콤살벌한 쭈꾸미 파티 '미가쭈꾸미'
by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2018.02.23
# 춘천미식
오징어, 문어, 낙지, 쭈꾸미…. 모두 한 친구처럼 보여도 그 맛이 얼마나 다른지, 신기하다. 게다가 같은 양념으로 볶아도 그 맛은 천지차이다. 그래도 하나 비슷한 점은 ‘매운 음식’에 참 잘 어울리는 녀석들이라는 것이다. 콩나물과도 잘 어울린다. 아찔하게 매운맛이 당길 때, 쭈꾸미볶음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속은 좀 쓰릴지 몰라도, 스트레스를 뻥 뚫기에 좋다.
애막골에 위치한 쭈꾸미 가게는 술 한 잔이 자연스레 생각나는 곳이다. 주류 주문 시 계란찜을 제공한다. 쭈꾸미불고기 2인분을 주문하니, 깻잎과 절임무, 맨김, 고추냉이를 섞은 간장 등이 함께 나온다. 맑은 어묵탕은 작은 고추를 넣어 매운맛이 살아있다. 따끈한 국물을 먹으며 기대감을 더해가니, 주방에서 이미 먹음직스럽게 볶은 쭈꾸미불고기는 불을 따로 켜지 않고 먹어도 된다. 채소와 함께 달달 볶아 양념이 잘 녹아든 쭈꾸미는 탱글탱글하다. 먹기좋게 잘라져있어 바로 한 입 넣어본다.
주문 시점부터 맵기 조절에서 가장 ‘하’를 택했지만, 매콤함은 여전하다. 여기서 더 매워지면 혀부터 아릴 것이라는 예상이 든다. 매운맛을 즐기는 일도 습관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순한 음식만 찾다보면 어느새 약간만 매워도 화들짝 놀라게 되고, 반대로 매운 것만 즐겨 먹으면 자꾸 강렬한 맛을 찾아 떠나게 된다. 늘 화장실에서 후회하지만, 결국 다시 찾는 매력은 어쩐지 ‘나쁜 사람’같다는 기분이 든다.
특히나 쭈꾸미의 경우, 매운맛을 빼면 상상하기 힘들다. 매운맛과 사투를 벌이는 밥상, 그 방법은 쌈으로도 가능하지만 하나 더 있다. 마요네즈를 구원투수로 부르는 것이다. 가게에서 받은 마요네즈에 쭈꾸미를 콕 찍으면 맛이 새롭다. 매운맛은 살포시 중화되면서 마요네즈의 고소함이 올라온다. 마요네즈와 잘게 썬 깻잎, 따뜻한 밥과 김을 뭉치는 주먹밥도 매운맛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다. 여러 방법으로 즐기다 보면 한 판, 깨끗하게 비워진다. 이열치열, 뜨거운 매운맛이 하루의 매움을 말끔하게 삭힌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문의 256-9638 | 위치 애막골길20번길 3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문의 256-9638 | 위치 애막골길20번길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