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록 신기한 중국 요리
알수록 신기한 중국 요리
by 운영자 2017.12.27
중국 음식은 짜장면, 짬뽕, 탕수육만 시킬 때가 있었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왜 중국집의 메뉴판은 이렇게 복잡한 것일까?’ 꽤나 궁금했다. 지금도 그 세 가지를 가장 많이 주문하지만, 그래도 다채로운 메뉴 중 몇 가지는 사회생활을 하며 점차 어떤 것인지 알게 됐다. 적어도 깐풍기는 닭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고추잡채에는 한식처럼 당면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알았다. 단어만 들어서는 어떤 재료를 쓸지 예측 불가였다. ‘꽃빵’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도 꽃잎이 들어간 것은 아닐까, 꽃 모양으로 만든 것일까 별별 생각을 했는데, 뜯어 먹는 재미가 있는 빵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여름이면 중국식 냉면을 시키는 사람이 용기 있어 보였고 땅콩소스가 들어간다는 특이한 사실에 다시 놀랐다.
작년에도 처음 먹어본 메뉴가 있었다. 바로 ‘양장피’. 전분으로 만든 얇은 피와 쫄깃하면서도 톡 쏘는 겨자 소스, 각종 재료의 만남은 중국음식이 느끼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게 만들었다. 맛을 알고 나서야 주변에서 판매를 하는 것도 눈에 들어왔다. 그 이후로 마트에서 할인하는 양장피를 보면 자연스레 손이 갔다. 중국 음식을 즐겨 먹어도 혼자 혹은 둘이 먹는다면 ‘요리’에 도전하는 일은 많지 않다. 특별한 일이 있거나 혹은 단체 식사의 경우인데, 올해도 도전하고 싶은 메뉴가 있었다.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와 존재를 알게 된 ‘크림새우’였다. 단번에 저런 메뉴가 왜 중국 음식에 분류되어 있는지 신기하면서도 재밌었다. 파스타에서 보는 크림 속 새우가 연상되면서 그런 종류의 크림을 쓰는지도 궁금해졌다. 12월이 되어서야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에서 주문할 기회가 왔다. 크림은 고소한 맛보다 새콤한 맛이 강했고, 탱글탱글한 새우는 탕수육처럼 바삭한 튀김옷을 입고 있었다. 새우튀김이라고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있는 메뉴로, 마음에 쏙 들어왔다.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는 일은 다소 두렵다. 금액에 비해 만족도가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평소 먹던 메뉴를 계속 선택하는 것은 안전하지만, 지루하다. 한번은 먼저 먹어보고 잘 알고 있는 누군가의 소개에 이끌려, 그리고 어떤 때는 주변의 동의를 얻어 시도하는 즐거움이 톡톡히 있다. 내년에도 알수록 신기한 중국 요리 메뉴판을 다시 탐색해봐야겠다. 이름만 봐서 알 수 없는 음식이 아직 한가득이다.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