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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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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를 먹으며, 집에서 낯선 곳을 향한 항해

커리를 먹으며, 집에서 낯선 곳을 향한 항해

by 운영자 2017.08.07

인도라는 나라는 무척 먼 느낌이다. 문화적으로도 친숙하지 않고, 막연히 낯선 이국의 느낌은 그 어느 곳보다도 인도라는 나라에서 더욱 느낀다. 인도의 영화를 보며 막연히 그들은 이런 방식으로 사는구나 추측해볼 따름이다. 그런데, 인도의 음식 ‘카레’만큼은 다르다. 정확히는 분말을 이용해 만드는 친숙하게 먹는 카레라이스가 아니라 인도식으로 만드는 커리와 난이다. 대학교를 다니며 처음 접한 인도식당은 향신료 때문에도 움츠렸지만, 실내 장식이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모든 음식은 낯설게 느껴졌어도 입맛에 잘 맞아 생각날 때면 서울에 갔을 때에 맞춰 가곤 했다. 음식은 문화를 전달하는 참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춘천에서도 인도식 카레를 먹을 수 있다고 소개받아 식당을 찾았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이곳은 어두운 분위기가 아니라 한결 밝고 경쾌하다. 공간이 넓어 좌석이 많고, 덕분에 편하게 자리 잡을 수 있다. 현지인이 직접 요리한다는 설명과 함께 주방공간도 통유리로 오픈했다. 어떻게 만드는지 자세히 보지 못해도 분주하게 요리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경험이다.
세트를 시키면 라씨샤벳이 먼저 나온다. 요거트 아이스크림처럼 간편하게 한입 하고 있으면, 샐러드와 탄두리치킨이 뒤이어 나온다. 닭고기를 좋아하므로 역시 탄두리치킨도 빼놓을 수 없는 인도 요리이다. 난은 플레인, 갈릭 두 종류로 주문했다. 갈릭 난은 그냥 먹어도 그 자체로 맛을 낸다. 노란 강황밥이 함께 나오고, 양고기를 넣은 커리와 채소를 주로 쓴 커리 두 종류가 나왔다. 커리 종류가 매우 다양해 어떤 것을 먹을지 고민된다면, 어떤 고기를 먹을건지 그리고 어떤 것을 기피하는지 먼저 꼽는 것이 선택을 돕는다. 메뉴 이름은 어려워도 한글로 친절히 설명이 되어 있어 다행이었다. 커리는 밥과 먹어도, 난과 먹어도 잘 어울리도록 요리됐다. 마지막 한 입까지 따끈하게 먹을 수 있도록 켜놓는 초는 작은 배려였다.
가까이에서 현지인의 커리를 먹을 수 있어 우선 반가웠다.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일상 먹던 것들과 잠시 멀어지고 싶을 때 커리는 참 요긴한 메뉴다. 완전히 낯설지 않아서 마음껏 기댈 수 있는 음식이 됐다. 인도에 가보지 않았지만, 만약 인도에 가더라도 가장 궁금한 것은 바로 커리 맛일 듯하다. 낯선 인도를 조금이나마 느꼈다고 생각했던 것이 과연 사실일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말이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