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맛있는 건 왜 그리 많을까. 게다가 함께 식사해야 하는 사람과 메뉴 통일이 안 되면 이처럼 곤란할 수 없다. 둘 다 원하는 걸 먹고 싶은데…. 한 끼, 한 끼를 즐겁게 하고픈 마음은 당연하다. 막연하게 ‘푸드코트’하면 얕은맛을 내지 않을까 불편하지 않나 싶었는데, 서울에서 찾은 두 곳, 잠실 제2롯데월드 지하에 위치한 푸드코트와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 푸드코트는 예전의 기억과 많이 달라져있었다. 맛도 편리함도.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있는 푸드캐피탈 왕궁. 프리미엄 푸드 라운지라는 설명과 어울리게 호패 모양을 한 진동벨이 인상적이다. 한식, 양식, 중식, 일식, 태국식, 분식 등 원하는 메뉴를 한 곳에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다. ‘스테이크’를 도전해보고 싶었다. 보통 스테이크라 하면 전문점에서 먹어야한다는 인식이 강해 그 맛도 궁금했다. 여기에 하나 더, 맥주를 곁들여 본다. 등심 스테이크와 맥주 한 잔. 고급스러운 메뉴를 접하는 장소가 새로웠다. 가니쉬도 제대로 챙겼다. 미니 당근과 브로콜리, 감자. 여기에 아쉽지 않게 서니사이드업 계란후라이와 스파게티 등으로 다양한 맛을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신경 썼다. 특별히 띄는 부족함 없이, 그리고 대중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한 곳에 치중되지 않은 적당함이 보이는 맛이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정말 발전했는데?’하고 놀랐다. 진동벨을 자리에 앉아 테이블의 동그란 스티커 위에 올려두면, 알아서 자리 위치를 인식하고 음식도 그 자리에 서빙됐다. 언제 내 번호가 뜨나 계속 쳐다보지 않아도 되니 편안했다.

단골의 추천을 받아 시킨 물냉면은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이번에도 역시 많은 이들의 취향에 맞게 신경을 들인 것이 느껴졌다. 큼직한 만두와도 어울리는 냉면의 깔끔함. 가는 면과 계란, 고기와 채소가 어우러지며 즐거움을 줬다. 단번에 푸드코트의 선입견을 깨는 맛이었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