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밀가루 반죽을 팬에 엷게 둘러 말랑하게 구워 먹는 ‘서양식 빈대떡’. 팬케이크는 우리나라에서 심심할 때 부쳐 먹는 빈대떡이나 파전을 먹는 것과 비슷하게 가볍게 먹는 아침 혹은 간식으로 인식돼 있다. 밀가루, 달걀, 우유만 있으면 만들 수 있으므로, 집에서 마땅히 만들어먹을 재료가 없을 때 좋은 간식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같은 팬케이크 재료로 나라마다 특색 있는 조리법으로 만든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반죽을 덜 달게 해 베이컨, 소시지 등 간이 되어 있는 음식과 함께 먹는다. 영국 팬케이크는 반죽이 매우 묽으며 레몬, 설탕 등의 전통적인 토핑을 넣는다. 네덜란드에서는 이것을 저녁에 먹는다. 지름이 27cm인 팬케이크는 기본이며 패밀리레스토랑에서는 이보다 더 큰 팬케이크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마가린, 설탕, 연유 등과 함께 섞어 후식으로 먹는다. 특히 필리핀, 라오스 등지에서는 간이 가판대를 세워놓고 팬케이크를 굽는데, 빵의 고소함이 길거리를 배회하는 배낭여행객들의 후각을 자극한다. 서양에서 먹는 팬케이크는 식사 역할이 크기 때문에 다소 두꺼우나, 동양의 팬케이크는 얇은 반죽에 바나나 등 달콤한 과일을 더하여 디저트의 느낌을 낸다.

우리나라에서는 팬케이크보다는 핫케이크라고 불리는 것이 더욱 친숙하다. 아시아국가처럼 바나나, 딸기 등 과일과 함께 먹기보다는 메이플 시럽 혹은 꿀을 뿌리는 것이 대중화되어 있다. 조리 방법이 간편하므로 집에서 믹스파우더를 이용해 쉽게 만들어먹을 수 있는 간식이다.

임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