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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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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의 유혹이 시작됐다

붕어빵의 유혹이 시작됐다

by 운영자 2016.10.14

쌀쌀해진 춘천에도따뜻한 붕어빵을 담은
주황 포장마차가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퇴근하고 난 후 포장마차에서한가득 붕어빵을 사와
가족과 도란도란 앉아 나누어먹으며출출한 배를 채운 추억도 소환된다.
노릇노릇 구워진 달콤한 붕어빵은길거리 음식의 대표 주자이자
겨울 간식을 책임지고 있다.

임수희 기자 leemsuhee@gmail.com

특색 있는 모양에 푸근한 이미지로 인기

붕어빵이 한국에 들어온 지 어언 80년이 지났다. 붕어빵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것은 19세기 일본의 ‘다이야키’라는 빵이다. 다이야키는 사실 붕어보다는 도미 모양을 띠고 있다. 당시 일본인들 사이에서 도미는 귀하디귀한 생선이었기에, 서민에게서는 자주 접할 수 없는 음식이었다.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니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도미가 비싸니까 모양이라도 흉내 내어 먹자!’라고 만든 것이 바로 도미빵이다. 이 도미빵이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자연스레 가장 흔한 물고기인 붕어로 변모되었다고 추정한다.

물론 물고기의 겉모양이 다르지만, 느낌에도 차이가 있다. 다이야키는 고기비늘 모양이 옆에 촘촘히 박혀있고 꼬리 부분이 살짝 올라가 있어 매우 사실적이다. 그러나 한국의 붕어빵은 투박하고 단순하다고 느낄 정도로 세련된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붕어빵은 1930년대부터 유일하게 즐겨 먹던 간식이었기에, 부모세대에게는 어릴 적 가난했던 시절을 떠올리는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해마다 추운 겨울이 되면 등장하는 붕어빵은 오래된 친구처럼 푸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마치 붕어빵 장수가 ‘하나 더 드릴게요’하는 마음처럼 말이다.
붕어빵의 화려한 변신

붕어빵 맛을 좌지우지하는 건 바로 앙금이다. 틀에 찍어내는 붕어빵이기에 모두 다 같은 맛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빵이기에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맛이 천차만별이다. 특히 팥앙금이 많이 들어가면 너무 달고, 적으면 빵맛 밖에 느끼지 못한다. 밀가루 반죽과 팥앙금의 적절한 비율, 그리고 붕어빵의 머리 부분부터 꼬리 부분까지 소가 고루 분배되어 있어야 맛있다고 할 수 있다.

보통 생각하는 붕어빵의 소는 팥앙금이지만 요즘엔 슈크림, 매운 야채, 붕어빵 등 침샘을 자극하는 재료들이 많아지고 있다. 제과점에서도 만날 수 있는 조합이다만, 즉석에서 따뜻하게 구워내는 맛과 길을 지나가다 멈춰서 편하게 살 수 있다는 매력에 사랑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붕어빵으로 ‘대박 났다’는 성공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포장마차를 벗어나 페스츄리 등과 결합한 고급 디저트로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붕어빵은 그 자체로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우리네 길거리에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