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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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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푸딩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푸딩

by 운영자 2016.05.13

푸딩을 한 숟가락 폭 떠서 입속에 넣으면 금세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를 정도로 녹는다. 함께 느껴지는 달콤함에 지친 일상을 위로해준다. 수백 년 전에도 푸딩은 지친 선원들의 일상을 보드랍게 감싸주는 역할을 했다.

임수희 기자 leemsuhee@gmail.com

고난과 역경 속 탄생한 디저트

영국에서 건너온 푸딩(Pudding)은 항해하면서 만들어진 디저트로 추정된다. 16세기 대항해 시대는 유럽의 배들이 무역을 앞세워 항로를 개척하던 시기다. 이때 길고 긴 항해를 하면서 많은 식량을 한꺼번에 싸 가는 것은 보관상 불가능했고, 항상 먹을거리를 어떻게 잘 유지하느냐는 모든 선장의 고민이었다.

열악한 배 안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식생활이었기 때문에, 선원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요리사는 선장 다음으로 권위가 높았다. 항해 막바지에, 요리사들은 어정쩡하게 남은 밀가루, 쿠키, 우유 등을 한데 모아 찐 요리를 만들었다. 이것저것 넣어 만든 푸딩 조리법은 일반 가정에도 전해져, 여유로운 곳에서 우아하게 먹을 수 있는 디저트로 진화됐다는 것.

푸딩의 다양한 변신은 무죄

푸딩의 종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고 있다. 우선 달걀과 우유 등을 넣어 만든 것을 ‘커스터드 푸딩’이라고 부른다. 이 커스터드 푸딩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푸딩의 모습이다. 크림빵의 속과 비슷하며, 숟가락으로 살짝 떠도 푹 들어갈 정도로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빵을 층으로 쌓아 만든 ‘캐비닛 푸딩’, 여러 과일을 넣고 찐 ‘플럼 푸딩’ 등 수백 가지의 푸딩이 있다. 그만큼 재료에 대한 제한이 없어 활용도 높은 디저트라는 것을 의미한다.

가끔 푸딩을 젤리와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젤리는 과즙에 물을 넣고 끓여 냉각시킨 제품인 반면, 푸딩은 열에 의해 응고되며 내용물도 밀가루, 달걀, 우유 등 빵을 연상시키는 재료로 만든다. 열에 의해 굳어진 달걀의 단백질이 제품 모양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 위에 캐러멜 시럽 등을 뿌려 식후 디저트로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