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음식나무

음식나무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쌉싸름한 프레첼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쌉싸름한 프레첼

by 운영자 2016.04.11

쌉싸름한 '프레첼
짙은 갈색에 나뭇가지를 연상하게 하는 디저트. 짭조름하면서 쌉싸름한 프레첼의 중독성 강한 맛에 많은 마니아가 생겨나고 있다. 특이하게도 프레첼은 커피가 아닌 맥주와 잘 어울린다는데.

카톨릭 기도의 상징

프레첼을 언제부터 먹었는지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꼬아진 모양은 종교적인 목적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가 가장 강력하다. 지금으로부터 1,400년 전, 프랑스와 이탈리아 접경지대의 한 수도원에서 수도사가 어린이들을 위해 빵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그때 어린이들이 팔짱을 끼고 예쁘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는 빵의 반죽을 매듭지어 구웠다고 한다. 이 빵은 아이들이 기도문이나 성경 구절을 모두 외웠을 경우 상으로 주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렇게 탄생한 독특한 모양의 빵이 프레첼의 원형이 됐다는 것.

다른 설로는 사순절에 먹는 빵에서 기원 됐다는 설이다. 사순절은 교회에서 일정 기간 동물성 식품을 절제, 금식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동물성 음식재료를 포함하지 않고 사순절의 종교적 의미를 떠올리는 모양의 빵이 등장했다고. 이 빵은 기도를 장려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도하는 사람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고, 이 모양이 고착됐다는 이야기다.

독일에서는 프레첼이 행운과 신앙심을 상징하는 상서로운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새해가 되면 어린이들이 목에 프레첼을 걸고 새해를 기념하는 풍습이 생겼다. 16세기에 들어서는 수난일에 프레첼을 먹는 관습이 생겼고, 가톨릭 신자들은 프레첼을 사순절의 대표 음식으로 생각했다.

맥주 축제에서 즐기는 디저트

프레첼은 독일에서 아침과 점심사이, 점심과 저녁 사이에 빼놓을 수 없는 디저트다. 일상 속에서 만나기 쉽지만 독일의 대표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Octoberfest)에서도 등장하는 디저트다. 겉에 붙어 있는 소금 때문에 나는 짠맛이 맥주와 잘 어울린다는 이유에서다. 축제에서 만날 수 있는 프레첼은 일반 프레첼보다 훨씬 크고 결이 부드럽다.

미국으로 건너간 독일 이민자들 덕에 프레첼은 대중화됐다. 기본 형태의 프레첼은 부드러운 빵이지만 미국에서는 딱딱한 과자 종류로 변형됐다.

소금이 뿌려진 프레첼에서 이제는 다양한 맛으로 진화하고 있다. 설탕과 초콜릿, 캐러멜을 입혀서 단맛을 더하거나 치즈, 겨자를 씌어 짠맛을 내기도 한다. 모양의 변화도 있다. 긴 스틱형, 통통하고 짧은 막대형, 두 가닥의 스틱을 땋은 형태 등 다양한 모양으로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짙은 나뭇가지의 색깔에 윤기가 돌고, 미네랄의 쌉싸름함을 느낄 수 있는 기본형 프레첼이 가장 인기가 좋다.

임수희 기자 leemsuh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