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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이기자의 냠냠

바삭바삭하고 뜨거운 유년시절 '별미당'

바삭바삭하고 뜨거운 유년시절 '별미당'

by 운영자 2018.06.19

# 춘천미식
아주 친숙한 음식인 튀김만두, 이 튀김만두가 춘천이라는 도시와 만나면 이곳이 자연스레 생각난다. 소개에 소개를 이어가며 1973년부터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이 오가는 곳. 지금도 청소년부터 그맛을 기억하고 아이들을 데려오는 부모님까지 남녀노소 즐겨 먹는 ‘튀김만두’ 전문점이다.
기자의 경우 사촌언니가 단골 가게라며 처음 소개했는데, 그때의 한 입을 잊을 수 없다. 뜨거운 튀김옷, 바삭한 만두 속 안의 당면과의 조화가 한순간에 미래의 단골손님으로 약속도장을 찍게 했다.
인근에 있는 평생교육센터, 지금의 춘천교육문화관을 방문할 때면 항상 단짝처럼 이곳에서 식사를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책을 보러가거나 공부를 하러간다는 본래의 목적과 달리, 부수적인 즐거움이 더 컸던 것 같다. 학생으로 즐기기에 가격도 착했지만, 맛도 어디서 따라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발도장을 찍었다. 지금은 자가용을 이용해 어느 식당이든, 분식점이든 시간과 교통상황에 매이지 않고 방문할 수 있지만 그때는 학생의 이동 반경에서 만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소중한 맛을 지닌 분식점이었다. 이름 그대로 별미였다.
얼마 전 다시 찾은 튀김만두의 맛은 역시 그대로였다. 한쪽에서는 조용히 만두를 빚고 있었고, 한쪽에서는 경쾌하게 손님은 맞이하며 만두를 튀긴다.
반들반들한 쇠 쟁반 위에 모락모락 김을 품고 있는 만두는 간장을 콕 찍어먹어도 되지만, 여기서만 만날 수 있는 빨간 소스를 찍어 먹는 맛이 있다. 누군가와 함께 올 때면 꼭 라볶이를 함께 주문해 떡볶이 국물에 잘 묻혀 먹기도 한다. 아주 오랜만에 사촌언니와 함께 다시 방문했을 때만 해도 언니에게는 이미 시간이 훌쩍 지나 아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기자가 다시 아이와 함께 방문할 차례가 오고 있다.
시간은 눈 깜박하는 사이 성큼 성큼 흐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여기는 집에서 꽤 장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한여름 뜨거운 햇볕에도 아랑곳 않고 열심히 걸어서 오곤 했다. 바삭바삭하고 뜨거운 튀김만두, 한 입에 추억할 수 있는 유년시절의 맛이 이곳에 있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문의 254-1153
위치 명동길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