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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이기자의 냠냠

소울푸드의 가벼움 우영야식

소울푸드의 가벼움 우영야식

by 운영자 2018.05.04

주로 ‘영혼’이라는 단어를 붙일 때, 거창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일까 ‘소울푸드’ 역시 엄청 화려한 음식이거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거나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데 기자에게는 반대다. 삶의 허기를 채우는 영혼의 레시피. 이런 거창한 위로를 자주 받기 위해서는 즐겨 먹는 음식이자 가까이 있는 음식이어야 한다고. 누군가에게는 엄마의 손맛이 담긴 가정식일 수도 있고, 단순한 군것질거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서나 천편일률적으로 만날 수 있는 음식을 소울푸드라고 하기는 쉽지 않다. 한림대학교 앞에 있는 ‘우영야식’의 닭갈비 볶음우동은 정말 간단한 레시피일 것 같으면서도 다른 곳에서 찾기 어려운 맛을 낸다. 오랫동안 춘천을 떠나있었을 때, 그 맛이 그리워 분식집의 우동볶이나 중국집의 볶음우동을 찾아도 결코 비슷한 맛이 아니었다. 간단하고 별 것 아닌 듯 여겨지는 레시피가 생각보다 따라 하기 어려웠다. 비밀일 리가 없는 레시피가 궁금해 아르바이트도 생각했다. 사장님은 간단히 설명했다. ‘불맛’이 있기 때문에 가정에서 같은 재료를 이용해 만들어도 그 맛이 나오기 어렵다고. 결국 생각날 때마다 발걸음하는 수밖에 없다.
닭갈비 몇 점과 우동 사리가 그렇게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해본 적이 있다. 사실 이곳을 소개한 여러 명의 사람들 중, 기자처럼 ‘중독’ 수준으로 선호하는 이들도 있고, ‘별맛 아닌데?’하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인 이도 있다. 모두의 입맛이 같을 리는 없으니 당연하다. 특히 직장인들에게는 별 재미없는 음식일지도 모른다. 화려하지 않은 재료라도 음식이 특별할 수 있는 것은 대학 생활의 추억도 녹진하게 녹아들어 있어서일지 모른다.
매운맛에도 해답을 찾을 수 있다. 1부터 10단계까지 있다며 농담처럼 얘기하는 사장님의 말처럼,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다. 보통 주문하는 맛은 매콤한 정도라면, 맵지 않은 정도로도 가능하고, 도저히 젓가락을 들기 힘들 정도로 매운 정도도 가능하다. 한번 시도해봤는데, 먹지 못할 정도로 매워 그림의 떡이 된 적도 있다. 나중에 김을 솔솔 뿌려 밥과 양념을 비벼 먹는 것 역시 놓칠 수 없는 든든함이다.

친근한 공간은 나이가 들어도 늙지 않는다. 늘 새로운 학생들로 채워지기 때문에, 왁자지껄한 젊음이 그대로이다. 유쾌한 분위기와 지쳤을 때면 생각나는 맛으로 충전이 필요하면 한달음에 달려가곤 한다.

문의 244-9658 | 위치 삭주로 64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