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은 커피에 밀려 주연이 아니라 조연으로 밀려나 있는 경우가 많다. 카페 생그레는 아이스크림이 당당히 주인공이다. 아이스크림을 전문으로 하는 카페는 드문데 특색 있는 아이스크림이 예쁜 옷을 입고 기다리고 있다.

노란 건물 외관이 눈에 확 띄는 이곳은 들어가는 순간 포토존이 많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건물부터 범상치 않아 카메라를 들고 준비해야할 느낌이다. 범산목장 유기농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는데 컵보다는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콘을 추천한다. 다양한 재료로 멋을 낸 콘은 선택부터 결정을 망설이게 된다. 마시멜로우를 녹여 하나하나 정성껏 과일맛 후르트링 시리얼을 붙인 콘 아이스크림을 선택했다. 플레인과 초코에서 또 고민하다가 혼합을 택한다. 주문 하나에도 오랜 선택 과정이 걸리지만, 번거롭게 느끼지만 않는다면 고르는 즐거움이 있다.

이 외에도 수제 과일청 유기농아이스크림, 흑당버블이나 팥앙금 콩고물떡이 올라간 스페셜 유기농아이스크림, 유기농 빙수 등도 있다. 주인공의 자리를 잠깐 양보했지만 당연히 커피와 차, 유기농요구르트도 준비돼 있다. 먹어보고 싶은 것은 한 가득인데 아이스크림을 두 개 이상 먹는 건 망설여지니 재방문을 기약해본다.

그린톤의 실내 인테리어도 예쁘지만, 아이스크림을 받아 조심스럽게 옥상 위로 올라간다. 올라가는 짧은 길도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을 찾기 힘들 만큼 이벤트 장소처럼 꾸며졌다. 오르자마자 “와” 소리가 나오는 루프탑 정경은 이곳을 오는 이유로 꼽을만하다. 저 멀리 소양2교가 보이고 잔잔한 바람에 흔들리는 하얀 천이 멋지게 휘날린다. 아이스크림콘을 들고, 이곳저곳 배경을 바꿔가며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까지 사진을 찍는다. 그 중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춘천 다리를 토핑처럼 얹은 아이스크림 사진이다. 멋진 경치를 뿌리고 봄이 가장 어울리는 도시의 강바람을 얹어서, 춘천을 달콤하게 즐긴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